본 포스팅은 무인 카페를 1년 동안 직접 운영해 보면서 경험했던 개인 현실 후기와 창업 전 고려했던 사항 4가지에 대해서 소개한다. 내 가게에 누가 와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지 심도 있게 고민을 했고 시장분석을 통해서 기존 경쟁자들의 단점을 파악했다. 브랜드와 인테리어 선택을 어떻게 했는지도 공유한다.
본 내용은 2023년 6월 1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목차
개인 이야기
우리 집 앞에는 내가 창업한 무인카페가 있다. 결론부터 얘기해서 이걸 시작하기 전부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까 부자가 되는 건 무리고, 월세라도 나오는 수준을 목표로 했다. 현재 1년이 지난 시점인데 청소하러 간 시간대에 무인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나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첫 질문이 깔끔 명료했다.
이거 하시는데 얼마나 들었어요?
수익을 굳이 얘기하진 않았는데 판매가격과 크리티컬 한 시간대에 얼마나 사람들이 오는지 확인해 보고는 대충 계산을 해버리는 듯했다. 산수만 할 줄 알면 누구나 하는 일인데, 직장인 분들은 쫄보라서 그런지 창업 얘기만 나오면 겁부터 먹는 사람들이 많다. 한번 해보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매달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월급에 취하다 보니 불규칙한 수익이 어색해서 불편할 뿐이다.
고려 사항
1. 창업 분야 성격
창업으로 떼 돈 벌려면 아이템이 좋아야 한다. 좋다는 말이 정량적이지 못한데,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기존의 시장을 뛰어넘어서 고객 발길을 돌릴 수 있는 수준이라든지 아이템은 그럭저럭인데 경쟁업체에 비해서 서비스가 좋아서 고객의 마음을 산다든지 하는 것이다. 무인 카페는 여기에 해당이 안 되는 분야인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인이니까 서비스가 더 좋은 것도 아니다. 남들보다 우위에 있으려면 입지에 따른 고객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게 내가 바라본 무인 카페 분야의 성격이었다.
2. 고객 분석
창업 전에 엄청나게 고민을 했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누추한 곳에 와서 커피를 마실까? 하고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카페에 열광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닌데, 한잔에 5천 원 하는 스벅 아메리카노쯤은 나 자신을 위해서 쓰는 건 아무 일도 아니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형 브랜드랑 비교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무인 카페는 고객 타깃을 더 좁혀야 했다.
무인 카페 공간은 회사로 따지면 탕비실 같은 느낌이고, 공부방으로 따지면 휴게실 같은 곳이다. 비즈니스 회의를 할 때 둘이나 셋이서 앉아서 조용히 얘기하게 딱 좋은 공간이긴 하다. 커피 가격도 저렴하니까 부담 없이 여러 잔 들이켜도 된다. 아메리카노만 마실 거면 집이나 사무실에서 카누 타먹는 게 더 저렴하니까 굳이 여기에 올 필요가 없다. 그런데 라테 종류는 쉽게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여기 오는 게 좋다.
이걸 종합적으로 정리했을 때 무인카페를 선호하는 고객은 다음과 같다. 공통점은 커피 브랜드, 커피맛 이런 게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인 공간과 커피가 융합된 안식처 같은 공간을 선호할 것 같은 사람들이 타깃이다.
- 저렴한 비용으로 탈출구를 원하는 사람
- 1인당 2천 원 투자해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사람
- 브랜드 카페는 거리가 멀고 사람들과 얘기하고 싶은 사람
3. 입지 분석
사실 고객 분석이 완료되면 입지는 저절로 나온다. 다음과 같은 곳이면 딱 좋다. 대신 수익이 날 정도로 사람들이 정착하고 자주 왕래해야 한다.
- 복지가 별로인 기업이 몰려있는 곳 ex) 산업단지
- 스타트업 기업이 몰려있는 곳 ex) 기술창업센터
- KTX, 고속버스 등 교통편이 근처에 있는 곳
- 대형 브랜드 카페가 걸어서 10분 넘게 있는 곳
- 1인가구 위주이면서 산책할 곳이 많은 곳
하나씩 세부적으로 얘기해 보겠다. 입지 분석을 할 때는 우리가 상상을 해봐야 한다. 복지가 별로인 산업단지에 가보면 거기 다니는 것 자체가 지옥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돈 벌로 온 사람들은 많은데 마음 줄 곳이 없어서 근무 시간이 괴롭다. 잠깐 밖에 나와서 1~2천 원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는 게 마음을 위로받는 일이다. 편의점 하나만 있어도 이 분들의 휴식처가 되는데, 이걸 대신해 줄 곳이 바로 무인 카페다.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는 센터가 즐비한 지역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는 오히려 비즈니스 차원에서 왕래가 잦다 보니까 커피 한잔하면서 회의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데 이걸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줄 수 있다.
1인 가구가 많은 원룸 빌라 지역을 가보면 집에서 잘 안 나온다. 이 사람들이 밖에 나와야 커피를 사 먹던가 할 것 아닌가. 이게 가능하려면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발달된 지역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산책할 공원이 있다든지 1인 가구를 위한 상가들이 많이 들어선 곳들이다. 혼자 사는 분들은 스벅 같은 데 가서 혼자서 커피를 잘 즐기지 않는다. 뭔가 조용하면서 나만의 공간에서 즐기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무인카페가 제격이다.
4. 공간, 인테리어 선택
내가 시장 분석하면서 다녀본 기존의 무인 카페를 보면 책상만 나열해 놓은 게 대부분이다. 단언컨대 여기 사장님들은 내 가게에 찾아올 고객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간판에서 무인이라는 것만 보더라도 일단 거부감을 들게 하는데, 더 심각한 게 내부 공간과 인테리어다. 단순히 예쁜 소품 하나 들여놓는다고 문 열고 싶게 만드는 게 아닌데, 생각 없이 창업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걸 깨달았다. 시장분석이 이래서 중요하다.
백종원 선생님도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시장분석할 때 그 가게를 가보고 왜 장사가 안되는지 꼼꼼하게 생각해 보라고.
고객과 입지분석에 맞춰서 인테리어를 선택해야 한다. 로봇이 되었든 자판기가 되었든 기계나 원두 이런 것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나서 해결하면 되는 건데 인테리어만큼은 본인이 직접 하는 게 맞다. 무인이라고 해서 최소한의 투자 비용으로 어떻게든 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니까 수익이 안 나는 거다. 대출을 받아서라도 콘셉트에 맞게 투자를 해야 한다.
나는 야외에 테이블 3~4개 놓을 수 있는 공간, 내부에 회의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을 구분 지을 수 있는 상가를 선택했다. 그리고 야외는 대놓고 휴식공간처럼 꾸몄고, 내부는 파티션으로 구분을 지어서 스터디 카페 비슷하게 프라이빗 인테리어를 했다. 내부 평수는 고작 10평 남짓하고 깊이가 있는 길쭉한 공간이 아닌 넓게 보일 수 있게 폭이 넓은 곳을 선택했다. 그래야 사람들이 이동하기 편하다.
5. 브랜드 선택
브랜드 도움 안 받고 본인이 전부 다 해도 된다. 재료를 직접 수급받아야 하고 장비를 들여야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전혀 지식이 없다면 프랜차이즈로 가맹계약을 맺는 게 제일 좋다고 본다. 본인보다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이니까 당연한 거다. 내가 시장조사를 하면서 만나본 사장님들에게 브랜드 선택 기준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맛이라고 한다. 아휴 많이 답답했다. 개인카페를 차려서 브랜딩 하는 것도 아니면서 맛을 선택했다는 게 참 어처구니가 없었고 그 맛을 못 잊어서 사람들이 올 거라는 기대를 한 것도 좀 답답했다. 그리고 더 웃긴 건 이 분들이 커피 맛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3번 항목까지 내용을 봤으면 이제 맛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을 것이다.
브랜드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장비, 재료, 수수료 비용뿐이다. 인테리어는 본인이 직접 하자.
지금까지 무인 카페 창업 전 고려사항 5가지와 개인 현실 후기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외에도 무인점포 관련해서 창업할 때 필요한 절차에 대해서 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면 아래 정보를 참고하기 바란다.
무인점포 창업하는 방법(ft. 비용, 과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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